[ISO 13485, GMP 절차서] P-710 위험분석관리 | 의료기기 사용자의 생명을 지키는 절차
의료기기 안전을 위한 ISO13485, GMP의 위험분석관리 절차를 쉬운 예시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품질관리 방법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절차서 원본 문서는 글 하단 링크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절차서 개요
의료기기를 만들고 관리하는 회사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위험분석 및 관리(Risk Analysis and Management) 절차입니다.
왜 이 절차가 이렇게 중요할까요? 간단합니다. 의료기기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혈압계가 잘못된 수치를 보여주면 환자가 잘못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인공호흡기가 갑자기 멈추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미리 위험을 찾아내고, 평가하고, 해결하는 것이 바로 이 절차의 핵심입니다.
ISO 13485와 GMP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품질관리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들이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위험 관리입니다. 단순히 규정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 절차는 제품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시작해서, 생산하고, 시장에 출시한 후에도 계속됩니다.
1. 위험 관리의 목적과 기본 용어
이 절차를 수행하는 목적은 사실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위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고, 관리해서 고객에게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핵심 용어, 이것만은 알아두면 좋습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자주 나오는 용어들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용어가 명확해야 이해가 쉬워지니까요.
위해(Harm)
위해는 건강이나 재산에 실제로 입은 피해나 손상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체온계가 고장 나서 37도인 환자의 체온을 39도로 표시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의사는 이 잘못된 정보를 보고 불필요한 해열제를 처방했고, 환자는 부작용으로 고생했습니다. 이 환자가 겪은 고통과 부작용이 바로 위해입니다.
위해요소(Hazard)
위해요소는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인 원인입니다. 아직 실제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보면 됩니다.
위 체온계 예시에서 위해요소는 무엇일까요? 체온계 내부의 불량 센서, 배터리 접촉 불량, 소프트웨어 오류 등이 모두 위해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이 바로 잘못된 측정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들입니다.
위험성(Risk)
위험성은 위해가 발생할 확률과 그 위해의 심각한 정도를 함께 고려한 개념입니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위험 = 심각성(S) × 발생 가능성(P)입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인공호흡기가 갑자기 멈추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발생 확률은 낮을 수 있지만, 한 번 발생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합니다(심각성 매우 높음). 따라서 전체 위험성은 높게 평가되고, 반드시 대응해야 합니다.
잔여위험(Residual risk)
잔여위험은 안전장치나 통제 조치를 취한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위험을 말합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위험을 완전히 제로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위험을 줄인 후에도 남아있는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자에게 알릴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전기 수술기(전기 메스)는 본질적으로 고온의 열을 사용합니다. 아무리 안전장치를 달아도 화상의 위험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이 경우 제조사는 최대한 화상 위험을 줄이는 설계를 하고, 남은 위험은 사용 설명서에 명확히 경고합니다. 이렇게 남은 위험이 잔여위험입니다.
위험 심사(Risk assessment)
위험 심사는 위험을 찾아내고(위험분석), 그 위험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지 판단하는(위험 평가) 전체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절차서는 의료기기를 설계하고, 생산하고, 관리하는 모든 단계에서 이러한 위험분석 및 관리 활동을 수행하도록 요구합니다.
2. 위험 관리의 큰 흐름
의료기기의 위험 관리는 제품의 생애 주기 전체에 걸쳐 진행되는 연속적인 과정입니다. 제품을 처음 기획하는 순간부터 시장에서 판매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위험을 관리해야 합니다.
이 모든 활동은 제품별로 만드는 위험 관리 계획서에 따라 실행됩니다. 이 계획서는 일종의 위험 관리 설계도입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 위험 관리의 범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관리할 것인가
 - 책임과 권한: 누가 무엇을 결정하고 실행하는가
 - 위험의 허용 기준: 어느 정도의 위험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
 
특히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 모든 활동과 기록(분석한 내용, 평가 결과, 통제 조치 등)은 위험 관리 파일(Risk Management File)이라는 문서에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왜 이렇게 기록을 중요하게 다룰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나중에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과거 기록을 보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참고할 수 있습니다. 둘째, 규제 기관(식품의약품안전처 같은 기관)에서 요청하면 즉시 증거 자료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험 관리 프로세스
전체 흐름을 단계별로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1) 위험분석 (Risk analysis)
주요 활동: 위해요소 식별, 위험 산정
이 단계에서는 “이 기기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 그 문제가 얼마나 위험할까?”를 찾아내고 점수를 매깁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가정용 혈압계를 만든다고 합시다. 이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합니다.
- 배터리가 과열될 수 있나?
 - 커프(팔에 감는 부분)가 너무 세게 조여서 멍이 들 수 있나?
 - 측정값이 부정확할 수 있나?
 - 화면에 표시되는 숫자를 잘못 읽을 수 있나?
 
이런 질문들을 통해 가능한 모든 위험을 찾아내고, 각각의 위험에 점수를 매깁니다.
2) 위험평가 (Risk evaluation)
주요 활동: 위험 허용 기준 결정
앞에서 매긴 위험 점수를 보고, “이 정도 위험은 받아들일 수 있나? 아니면 반드시 해결해야 하나?”를 판단합니다.
혈압계 예시로 계속 설명하겠습니다. 배터리 과열 위험 점수가 80점, 커프로 인한 멍 위험 점수가 15점이 나왔다고 가정해봅시다. 우리 회사의 기준이 “50점 이상은 반드시 해결”이라면, 배터리 과열은 꼭 해결해야 하고, 커프 멍은 현재 상태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3) 위험통제 (Risk control)
주요 활동: 위험 감소 조치 실행 및 검증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실제로 행동합니다. 설계를 바꾸거나, 안전장치를 추가하거나, 경고 문구를 넣습니다.
혈압계의 배터리 과열 문제를 해결한다면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 과열 방지 회로를 추가한다(하드웨어 변경)
 -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게 한다(소프트웨어 변경)
 - 사용 설명서에 “직사광선 아래에 두지 마세요”라고 경고한다(정보 제공)
 
4) 잔여위험 평가
주요 활동: 남아있는 위험의 최종 검토
모든 조치를 다 취한 후에도,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위험이 남아있습니다. 이 남은 위험들을 모두 모아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정도면 괜찮은가?”를 최종 확인합니다.
혈압계로 예를 들면, 모든 안전 조치를 다 했지만 여전히 다음과 같은 작은 위험들이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 사용자가 설명서를 안 읽고 잘못 사용할 수 있다
 - 극한의 온도 환경(-20도 이하, 50도 이상)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작은 위험들을 모아서 “전체적으로 이 제품은 안전한가?”를 판단합니다.
5) 위험 관리 검토
주요 활동: 상업적 배포 전 최종 검토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 지금까지의 위험 관리가 계획대로 잘 진행되었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합니다. 마지막 관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회사의 품질책임자가 모든 문서를 검토하고 서명합니다. “네, 이 제품은 위험 관리가 제대로 되었고, 시장에 출시해도 안전합니다”라고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6) 생산 및 사후생산 활동
주요 활동: 정보 수집 및 조치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부터 실전이 시작됩니다.
실제 고객들이 사용하면서 생기는 불만사항, 예상치 못한 문제점, 개선 아이디어 등을 계속 수집합니다. 그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거나, 필요하면 리콜(회수)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혈압계 출시 후 이런 정보들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 “겨울철에 측정이 잘 안 돼요” (실제 사용 환경 피드백)
 - “숫자가 너무 작아서 노인들이 잘 못 봐요” (사용자 경험 피드백)
 - “커프가 3개월 만에 찢어졌어요” (내구성 문제)
 
이런 정보들을 모두 모아서 분석하고, 필요하면 위험 관리 문서를 업데이트하고, 제품을 개선합니다.
3. 위험 분석부터 통제까지의 세부 과정
이제 각 단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3.1. 위험 분석 (Risk Analysis)
위험 분석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도된 목적 파악하기, 위험 요소 찾기, 위험 점수 매기기입니다.
1) 잘못된 사용 문서화
첫 단계는 제품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잘못 사용될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시로 설명하겠습니다. 이어폰형 체온계를 만든다고 가정해봅시다.
의도된 목적:
- 귀에 삽입하여 고막 온도를 측정한다
 - 가정에서 성인과 소아(3세 이상)가 사용한다
 - 측정 시간은 약 3초이다
 
예측 가능한 잘못된 사용:
- 영아(3세 미만)에게 사용할 수 있다
 - 프로브(측정 부분)를 청소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공유해서 사용할 수 있다
 - 귀가 아닌 다른 부위(입, 겨드랑이)에 사용할 수 있다
 - 측정 후 즉시 빼지 않고 귀에 오래 꽂아둘 수 있다
 
이렇게 미리 예측해두면, 각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2) 위해요인 및 위해 상황 식별
제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와 고장 났을 때, 각각 어떤 위험이 있는지 찾아냅니다.
정상 사용 조건의 위해 상황 예시:
혈압계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위해요소: 혈압계가 부정확하게 측정된다
 - 위해 상황: 의사가 잘못된 혈압 수치를 보고 약물 용량을 결정한다
 - 위해: 환자가 과다/과소 투약으로 건강이 악화된다
 
다른 예시도 보겠습니다. 휠체어의 경우입니다.
- 위해요소: 브레이크 작동력이 약하다
 - 위해 상황: 경사로에서 휠체어가 미끄러진다
 - 위해: 사용자가 넘어져서 골절상을 입는다
 
결함 조건의 위해 상황 예시:
인슐린 펌프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위해요소: 소프트웨어에 버그가 있다
 - 위해 상황: 기기가 사용 중 갑자기 꺼진다
 - 위해: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제때 투여받지 못해 혈당이 급상승한다
 
산소호흡기의 경우입니다.
- 위해요소: 배터리가 오래되어 성능이 저하된다
 - 위해 상황: 예상보다 빨리 배터리가 소진되어 기기가 멈춘다
 - 위해: 환자가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해 호흡 곤란이 발생한다
 
3) 위험 산정 (위험조치 전)
이제 찾아낸 각 위험 상황에 대해 점수를 매깁니다. 심각성(S)과 발생 가능성(P)을 곱해서 위험(R) 점수를 계산합니다.
발생 가능성(P)은 두 단계로 나눠서 생각합니다.
- P1: 위해 상황이 발생할 확률 (예: 배터리가 과열될 확률)
 - P2: 그 상황이 실제 위해로 이어질 확률 (예: 과열된 배터리로 인해 화상을 입을 확률)
 
발생 가능성 = P1 × P2
심각도(S) 등급표:
| 등급 | 구분 | 구체적 예시 | 
|---|---|---|
| 1 | 무시 가능 | 측정 불편함, 재측정 필요 | 
| 2 | 경미 | 체온계 사용 중 가벼운 피부 자극 | 
| 3 | 보통 | 혈당계 오류로 인한 응급실 방문 | 
| 4 | 심각 | 심장박동기 오작동으로 인한 심장 수술 | 
| 5 | 치명적 | 인공호흡기 정지로 인한 사망 | 
발생 가능성(P) 등급표:
| 등급 | 정의 / 설명 | 
|---|---|
| 1 | 거의 발생하지 않음 | 
| 2 | 발생 가능하지만 가능성 낮음 | 
| 3 | 몇 번 발생할 수 있음 | 
| 4 | 여러 번 발생할 것으로 예상 | 
| 5 | 거의 확실하게 발생 | 
실제 계산 예시:
혈당계가 물에 노출되는 상황을 계산해보겠습니다.
- P1 (물 노출 확률) 평가:
- 설거지 중 물튀김, 비 오는 날 사용 등을 고려
 - 등급: 3 (이따금 발생)
 
 - P2 (물 노출이 고장으로 이어질 확률) 평가:
- 방수 설계가 약간 있지만 완벽하지 않음
 - 등급: 2 (드물게 발생)
 
 - 발생 가능성 계산:
- P = P1 × P2 = 3 × 2 = 6
 
 - 심각성(S) 평가:
- 혈당계 고장 → 잘못된 혈당 측정 → 잘못된 인슐린 투여 → 내원 치료 필요
 - 등급: 4 (입원 수준은 아니지만 응급실 방문 필요)
 
 - 위험도 계산:
- R = S × P = 4 × 6 = 24
 
 
이렇게 계산한 점수를 다음 단계인 위험 평가에서 사용합니다.
3.2. 위험 평가 (Risk Evaluation)
위험 분석에서 계산한 점수를 가지고, 이제 “이 위험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판단합니다.
중요한 점: 아래 표는 국제 표준에서 제시하는 예시일 뿐이며, 실제로는 각 회사가 자체적으로 기준을 정합니다. 제품의 종류, 사용 환경, 규제 요구사항 등을 고려해서 회사마다 다른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위험 단계별 수용 가능성 (예시):
| 위험 단계 | 위험 점수 (S×P)  | 수용 가능성 | 필요한 조치 | 
|---|---|---|---|
| None (무시 가능) | 1 ~ 8 | 수용 가능 | 문서화만 진행 | 
| Low risk (낮음) | 9 ~ 27 | 수용 가능 | 가능하면 개선 고려 | 
| Moderate risk (보통) | 28 ~ 64 | 수용 불가 | 반드시 위험 감소 조치 필요 | 
| High risk (높음) | 65 ~ 125 | 수용 불가 | 즉시 위험 감소 조치 필수,  제품 출시 불가  | 
예시 적용:
위에서 계산한 혈당계 물 노출 위험 R=24는 Low risk (9 to 27) 범위에 해당합니다.
판정 결과: 이 위험은 수용 가능하며, 추가적인 통제 조치는 필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방수 성능을 개선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예시:
만약 인공호흡기의 배터리 고갈 위험을 계산했더니 R=75(High risk)가 나왔다면?
판정 결과: 이 위험은 절대 수용 불가입니다.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배터리 용량을 2배로 늘린다
 - 배터리 부족 경고 알람을 추가한다
 - 외부 전원 연결 시 자동 전환 기능을 넣는다
 
3.3. 위험 통제 (Risk Control)
수용 불가로 판정된 위험을 실제로 줄이는 단계입니다. 위험을 줄이는 방법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1순위: 제품 자체를 안전하게 설계 (I.S: Inherently Safe Design)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 단계에서 해결합니다.
예시 1 – 주사기:
- 문제: 바늘에 찔릴 위험
 - 해결: 주사 후 자동으로 바늘이 수납되는 안전 주사기 설계
 
예시 2 – 전기 메스:
- 문제: 고온으로 인한 화상 위험
 - 해결: 특정 온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온도 제한 회로를 설계에 포함
 
예시 3 – 혈압계:
- 문제: 커프가 너무 세게 조여서 멍이 들 위험
 - 해결: 최대 압력을 제한하는 기계적 안전장치를 커프에 내장
 
2순위: 보호 조치에 의한 위험 감소 (P.M: Protection Measure)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을 때, 보호 수단을 추가합니다.
예시 1 – 초음파 진단기:
- 문제: 전기 과부하로 인한 화재 위험
 - 해결: 퓨즈와 회로 차단기 추가
 
예시 2 – 인슐린 펌프:
- 문제: 과다 투여 위험
 - 해결: 1회 최대 투여량 제한 기능 + 확인 알람
 
예시 3 – 산소 농축기:
- 문제: 산소 농도가 낮아지는 위험
 - 해결: 산소 농도 센서 + 농도 저하 시 경보음
 
3순위: 사용자에게 올바른 사용 정보 제공 (I.U: Inform User)
앞선 두 가지 방법으로도 남는 위험은 사용 설명서, 경고 라벨 등을 통해 알립니다.
예시 1 – 휠체어:
- 잔여 위험: 급경사로에서는 위험할 수 있음
 - 정보 제공:
- 사용 설명서에 “경사각 15도 이상에서는 사용하지 마세요” 명시
 - 휠체어에 경고 스티커 부착
 
 
예시 2 – 혈당계:
- 잔여 위험: 극한 온도에서 측정 오차 발생
 - 정보 제공:
- 사용 설명서에 “10~40도 환경에서 사용하세요” 명시
 - 포장 박스에 보관 온도 표시
 
 
예시 3 – 보청기:
- 잔여 위험: 고음량에서 청력 손상 가능
 - 정보 제공:
- 사용 설명서에 “음량을 서서히 올리세요” 명시
 - 처음 사용 시 전문가 피팅 권장
 
 
통제 조치로 인한 새로운 위험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위험을 줄이려고 한 조치가 오히려 새로운 위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제 조치 자체에 대해서도 다시 위험 분석을 해야 합니다.
예시 1 – 회로에 퓨즈 추가:
- 원래 목적: 과전류로부터 보호
 - 새로운 위험: 퓨즈 자체의 전기 저항 때문에 열이 발생할 수 있음
 - 대응: 퓨즈로 인한 발열 위험을 다시 분석하고, 필요하면 방열판 추가
 
예시 2 – 경고 알람 추가:
- 원래 목적: 배터리 부족을 알림
 - 새로운 위험:
- 알람이 너무 자주 울려서 사용자가 무시할 수 있음 (alarm fatigue)
 - 알람 자체가 배터리를 소모함
 
 - 대응: 알람 빈도와 음량을 최적화하고, 알람 기능의 위험을 재평가
 
예시 3 – 자동 정지 기능 추가:
- 원래 목적: 과열 방지를 위해 자동으로 전원 차단
 - 새로운 위험: 수술 중에 갑자기 꺼져서 치료가 중단될 수 있음
 - 대응: 자동 정지 기능의 위험을 평가하고, 중요 시술 중에는 기능 해제 옵션 제공
 
4. 위험 관리의 최종 검토와 지속적 개선
모든 위험 통제 조치를 다 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전체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제품 출시 후에도 계속 관리해야 합니다.
4.1. 잔여 위험 평가와 위험/이득 분석
위험 통제 조치 후에도 남아 있는 잔여위험은 반드시 평가해야 합니다. 이 잔여위험이 여전히 수용 불가 수준이라면, 또는 규제 기관에서 요구한다면, 위험/이득 분석을 수행합니다.
위험/이득 분석은 간단히 말하면 “이 제품을 사용해서 얻는 이익이 위험보다 큰가?”를 따지는 것입니다. 환자, 사용자, 주변인 모두를 고려해야 합니다.
예시 1 – 심장박동기:
잔여위험을 평가해봅시다.
- 남은 위험: 수술로 인한 감염 위험, 기기 오작동 위험
 - 제품의 이익: 심장 박동 이상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춤
 - 판단: 이익이 위험보다 훨씬 크므로 잔여위험 수용 가능
 - 조치: 사용 설명서와 환자 안내문에 잔여위험을 명확히 기재
 
예시 2 – 혈당계:
- 남은 위험: 극한 환경에서 측정 오차 가능
 - 제품의 이익: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합병증 예방
 - 판단: 이익이 위험보다 크므로 잔여위험 수용 가능
 - 조치: 사용 설명서에 사용 환경 조건 명시
 
판정 기준:
- 이익 > 위험: 잔여 위험을 수용하고 사용자 매뉴얼 등에 명확히 기재합니다
 - 이익 < 위험: 수용할 수 없으므로 제품 설계를 다시 검토하거나 제품 출시를 보류합니다
 
4.2. 전반적 잔여 위험 평가 및 위험 관리 검토
모든 위험관리 활동이 실시되고 검증된 후, 전체적인 잔류 위험이 허용 가능한지 검토합니다.
제품의 상업적 배포(출시) 전에 품질책임자는 다음 사항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승인해야 합니다.
- 위험 관리 계획이 적절하게 실행되었는가?
 - 모든 식별된 위험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는가?
 - 전체 잔류 위험이 허용 가능한 수준인가?
 - 위험 관리 파일이 완전하고 정확하게 문서화되었는가?
 
이 검토 결과는 반드시 위험 관리 파일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나중에 규제 기관의 감사가 있을 때, 이 문서가 위험 관리를 제대로 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4.3. 생산 및 사후생산 정보의 활용 (지속적 개선)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 후에도 위험 관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정보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생산 및 사후생산 단계에서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검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수집해야 할 정보:
- 고객 불만사항 및 문의사항
 - 제품 불량 및 고장 보고
 - 사용 중 발생한 부상이나 사고
 - 경쟁 제품의 리콜 정보
 - 새로운 규제 요구사항 변경
 - 유사 제품의 안전 사고 뉴스
 
실제 예시 – 혈압계 사후 관리:
시장 출시 6개월 후, 다음과 같은 정보들이 수집되었습니다.
- 고객 불만: “겨울철 실외에서 측정이 안 돼요” (50건)
- 분석: 낮은 온도에서 배터리 성능 저하
 - 조치: 사용 설명서 업데이트, 차기 모델에 저온 성능 개선
 
 - 고장 보고: 커프 찢어짐 (20건)
- 분석: 예상보다 빠른 마모
 - 위험 재평가: 커프 내구성 위험을 “Low”에서 “Moderate”로 상향
 - 조치: 커프 소재 변경, 사용자에게 교체 안내 강화
 
 - 안전 사고: 노인 사용자가 화면 숫자를 잘못 읽어 약 과다 복용 (1건)
- 분석: 화면 숫자 크기 및 명암비 부족
 - 위험 재평가: 새로운 위험으로 추가
 - 조치: 차기 모델에서 화면 크기 증가, 고대비 디스플레이 적용
 
 
GMP 요구사항과 CAPA
GMP 요구사항에 따르면, 수집된 정보가 안전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면, 위험 기반 접근을 통해 CAPA(Corrective and Preventive Action, 시정 및 예방 조치)의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합니다.
CAPA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 시정 조치(Corrective Action): 이미 발생한 문제를 해결
 - 예방 조치(Preventive Action):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미리 방지
 
CAPA 우선순위 결정 예시:
| 문제 | 위험도 (R) | 발생 빈도 | 우선순위 | 
|---|---|---|---|
| 배터리 폭발 | High (R=80) | 극히 드묾 (1건) | 최우선 | 
| 커프 찢어짐 | Moderate (R=30) | 자주 (20건) | 높음 | 
| 화면 오독 | Low (R=20) | 드묾 (1건) | 중간 | 
| 겨울철 측정 불편 | Low (R=15) | 보통 (50건) | 낮음 | 
변경 관리
제품을 생산하다 보면 다양한 변경사항이 발생합니다. 변경이 발생할 때마다 위험 평가를 다시 해야 합니다.
변경 관리가 필요한 경우:
- 자재 공급업체 변경
 - 부품 사양 변경
 - 제조 공정 변경
 - 사용 목적 또는 대상 사용자 변경
 - 포장 방법 변경
 
변경 관리 예시 – 부품 공급업체 변경:
혈압계의 센서 공급업체를 A사에서 B사로 변경하는 상황입니다.
- 변경 내용 확인:
- A사 센서: 정확도 ±3mmHg
 - B사 센서: 정확도 ±3mmHg (동일)
 - 하지만 온도 범위가 다름 (A사: 0~50도, B사: 5~45도)
 
 - 위험 재평가:
- B사 센서는 저온에서 성능이 떨어질 수 있음
 - 겨울철 실외 사용 시 측정 오류 위험 증가
 - 위험도 재계산: R=15 → R=25
 
 - 조치:
- 사용 설명서에 사용 온도 범위 명확히 표시
 - 제품 포장에 “실내 사용 권장” 라벨 추가
 - 위험 관리 파일에 변경 사항 및 재평가 결과 기록
 
 
이러한 모든 활동을 통해 수집된 정보는 위험 관리 파일에 지속적으로 기록되며, 제품과 프로세스의 지속적인 개선에 활용됩니다.
5. 이 문서를 통해 누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위험 관리를 위해 조직 내에서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휠체어 개발 프로젝트에서 회의 장면입니다.
- 설계팀: “브레이크 시스템을 이중화했습니다. 하나가 고장 나도 다른 하나가 작동합니다.”
 - 품질팀: “좋습니다. 그런데 브레이크 케이블이 동시에 끊어질 가능성은 평가했나요?”
 - 설계팀: “아, 그 부분은 검토가 필요하겠네요. 케이블 소재를 더 강한 것으로 바꾸겠습니다.”
 - 규제팀: “FDA 기준에서는 경사로 테스트 각도가 15도입니다. 시험 계획에 반영했나요?”
 - 임상팀: “사용자 인터뷰 결과, 노인 분들이 브레이크 레버를 작동하기 어려워합니다. 레버를 더 크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 생산팀: “레버를 크게 만들면 금형을 새로 제작해야 하는데, 비용과 일정이 증가합니다.”
 - 품질책임자: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비용 문제는 경영진에 보고하고, 레버 설계는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새로운 설계에 대해 다시 위험 분석을 수행하세요.”
 
이렇게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하여 위험을 관리합니다.
마무리하며
의료기기 위험 관리는 단순히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절차가 아닙니다. 실제로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핵심 활동입니다. 체계적인 위험 분석과 관리를 통해, 우리는 더 안전한 의료기기를 만들 수 있고, 환자들은 더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절차가 처음에는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한 단계씩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하나의 논리적인 흐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위험을 찾고, 평가하고, 줄이고, 남은 위험을 관리하는 이 과정은 모든 의료기기 제조사가 반드시 거쳐야 할 길입니다.
참고 자료
위험분석관리 절차서 원본 다운로드 링크
